Justin Timberlake - Man of the Woods


미국 뮤지션들은 아이디어가 떨어지면 컨트리로 기울곤 하는 걸까? <Justified>의 재치와 세련됨은 이제는 사라지고 산만함과 지루함만 남았다. 저스틴의 사운드를 대표하는 멜로디와 하모니는 이 앨범에서는 그닥 캐치하지 않고 반복적이며 군데군데 annoying하기까지 한다 (<Midnight Summer Jam>). 완전히 귀를 사로잡진 않아도 혁신을 기대하게 했던 <Filthy>와 같은 사운드는 앨범을 통틀어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 <Man of the Woods>, <Morning Light>, <Flannel> 같은 노래에서 확연히 느껴지는 컨트리는 과장을 보태자면 전주만 들어도 트랙을 넘기고 싶을 지경이다. R&B적인 화음과 약간의 일렉트로닉한 프로덕션으로 새로움을 가미하고 싶었던 듯하지만 그닥 성공적인 것 같진 않다. 노래 자체가 가져야 할 새로움과 힘이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Say Something>은 이러한 변화가 약간의 가능성을 보여준 곡이라고 하겠다. 

Justin Timberlake - Say Something (ft. Chris Stapleton)
(원테잌으로 찍은 뮤비는 적어도 <Supplies>보단 훨씬 낫다)

<Supplies>는 굳이 두 번은 듣고 싶지 않은 노래고, 미국적인 funk와 R&B를 조합한 <Sauce>는 진보라기보단 회귀에 가까워 보인다.  <Justified> 앨범의 향기가 나는 <Wave>는 그냥 편하게 하던대로 편곡했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Justin Timberlake - Montana

그래도 <Higher Higher>, <Montana>, <Breeze Off the Pond> 정도의 노래들은 다시 찾고싶은 마음이 조금은 드는 곡들이다. 이런 곡들이 저스틴의 예전 모습에서 조금 더 암울해지고 힘만 빠진 버전이라는 점은 매우 안타깝지만.

이 앨범이 시장과 평단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섣불리 예측하고 싶지 않다. 저스틴은 항상 처음엔 잘 와닿지 않는 새로움으로 트렌드를 주도해 온 뮤지션이자 엔터테이너였으니까. 그리고 미국인들은 컨트리를 좋아하니까. 그래도 이 음반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자아를 향해 과도하게 노력한 결과물같다.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것 물론 전적으로 응원하고 싶지만 결과물이 좋아야 응원한 보람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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