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나이 - Connection (온스테이지 Live)


거리로 나가자 왠지 익숙한 흥겨운 리듬이 들려 오기 시작했다. 그건 잠비나이였다! 잠비나이가 여기 와서 공연을 하고 있는 거였다. 아니 이분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명한 줄은 짐작했지만 이 정도였나? 지인과 닮은 관광객이 무슨 일이냐고 심드렁하게 묻길래 잠비나이라는 밴드에요 라고 대답해주었다.

실내에서 공연을 하다 잠깐만 밖으로 나온 듯 음악소리가 이윽고 사라져갔다. 나는 그 방향을 따라 얼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지하 공간에 두개의 방이 있었는데 한쪽은 고급 레스토랑같은 곳에서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른 방을 열었더니 그곳이 잠비나이였다. 너무 private한 공간 같아서 들어가지 못하고 나오는데, 막 공연이 끝났는지 사람들이 웅성웅성 나오기 시작했다. 문득 꼭 잠비나이랑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방향을 돌렸다. 그런데 아무리 폰을 뒤져도 카메라 앱이 나오질 않았다. 어디 가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잠비나이랑 사진 찍으러 간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사진을 찍어야겠다며. 그런데 절대 안 찍어 줄텐데.. 하는 속삭임이 왠지 크게 들렸다. 그러나 망할 카메라 어플은 끝까지 찾을 수가 없었다.


잠비나이 - Connection (온스테이지 Live)

왜 하필 잠비나이 꿈을 꾸었는지 모르겠다. 이들은 시간이라는 차원을 새롭게 표현하는 어마어마한 팀이다. 이 곡 초반의 감성적인 표현이 좋다. 동서양의 각 악기들이 아무렇게나 소리를 흩뿌리는 듯 하지만 사실 하나의 테마 속에서 약속되고 정돈된 소리를 내고 있는 거다. 4분대에 기타가 루프스테이션을 통해 내는 소리와 가끔씩 들어가는 거문고 소리가 진짜 좋다. 

소리로 추상화를 그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꿈을 꾼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꿈이라기엔 너무나 생생한 장면이었다. 카메라를 못 찾아서 사진을 못 찍은 게 두고두고 분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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