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dia Minaj - Nídia é Má, Nídia é Fudida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이란 (인간의 의식적인 활동을 전제한) 음향적 요소들의 조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그가 이 말을 하였을 때 Nidia Minaj의 이런 음악까지도 염두에 두었을지는 알 수 없다. 이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상에 그닥 많지 않다. 포르투갈 태생의 보르도에 거주하는, 클럽에 들어갈 나이도 못 된 어린 프로듀서라는 것 정도(출처). 그러나 그 음악은 어디까지가 음악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음향적 요소들의 의식적인 조직화', 딱 거기까지만 일반적으로 음악이라 부르는 예술행위에 부합할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Nidia Minaj - Biotheke

Nidia Minaj의 음악엔 음정이나 화음이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다. 심지어 박자도 상당히 혼란스럽고, 음악적으로 예상가능한 패턴이나 변화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 듣는 일 자체가 혼돈으로 뛰어드는 행위이며  주변 배경이 초현실마냥 녹아 내리고 비틀리는 듯한 경험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복잡성이 있다. 아주 차갑고 단절된 나만의 공간에 떨어지는 기분이 드는데 이 역시 나쁘지 않다. 앙골라 음악에 현대적인 요소를 섞고 하우스나 아프로비트를 가미했다고 하는 그의 음악은(출처) 이해하기 매우 어렵지만 그만큼 신선하고 즐겁다. 

Nidia Minaj - House Musik Dedo

"Professional woman!"을 외치며 시작하는(출처) 첫 트랙을 지나 나오는 <Biotheke>는 뒤틀린 멜로디가 역설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트랙이다. 무너져내릴 듯한 비트와 변태적인 싱코페이션도 인상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곡들이 이런 뒤틀린 복잡성의 향연이다. 그러나 이건 모두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조직화된 음향적 요소들이다. <E Da Banda>에서 2번째 박이 거의 3연음에 가까운 "베이스, 스네어, 스네어" 조합과 그보다 미묘하게 싱코페이션이 더 들어간 "베이스, 베이스, 스네어" 조합의 반복이듯이. 그나마 멜로디나 화성이 의미를 갖는 곡을 꼽자면 <House Musik Dedo>와 <I Miss My Ghetto> 정도가 있을텐데, 아프리카 음악의 향기를 얼핏 느낄 수 있는 그나마 대중적인 느낌의 곡이다. 특히 <House Musik Dedo>는 왠지 클럽에서 곧잘 나올 법하다.

꼭두새벽에 이런 걸 들으며 온 말초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이건 가장 원초적인 음악이지만, 가장 어려운 음악이기도 하다.

언젠가 읽어보자. 
Highbrow, Lowbrow, Middlebrow — Do These Kinds of Cultural Categories Mean Anything Any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