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클라우드 디스코그라피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애플뮤직엔 정규앨범 중에서는 최신작 이외에는 2008년도의 2집앨범 <Grey> 밖에 서비스되고 있지 않다. 아쉬운 대로 들어 보았다.
모던록이라는 넓은 틀로 정의될 만한 음악적인 기조는 <My Dear, My Lover>와 비슷한 것 같다. 다만 덜 다듬어진 듯한 사운드에 좀더 씁쓸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4집에서 원숙미가 느껴진다면 여기서는 뭔가 풋풋함, 그러면서 더 깊이 아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피터팬컴플렉스 초기 앨범이 떠오르기도 하고, 자우림 1집이나 2집이 생각나기도 한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곡은 <Siam>과 <나를 안아>다. Siam은 처음 들었을 때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멜로디가 너무 몽환적이다. C와 D코드를 이용해서 중간중간 모드가 전환되는 것도 묘한 느낌을 준다. 중반 이후에 강렬한 기타 리듬이 들어오는 장면에서 용린 특유의 제스쳐가 상상되기도 한다 (여기서 기타 소리가 너무 큰 것 같기도 하다). 기타 솔로만 몇 분씩 이어지는 굉장히 긴 곡인데, 오랜 시간 이어지더라도 계속 듣고 싶은 멜로디다.
디어클라우드 - Siam
얼핏 Kings of Convenience가 떠오르기도 했던 <나를 안아> 역시 멜로디가 참 슬픈 곡이다. '미레레도도' '레도도시시' '도시시라솔' 이렇게 한 계단씩 내려가는 멜로디 라인은 정말.. "슬프게 하나요" 가사의 반복이 진짜 슬프게 만든다.
디어클라우드 - 나를 안아
웬만한 우울한 멜로디는 충분히 들어봤다고 생각했을 때, 디어클라우드는 또다른 우울함을 선사해 주었다.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안식처럼 느껴지는 위험한 우울함이다. 여기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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