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ango Unchained


선악이 명확한 소재(인종차별)을 가져와 큰 줄기의 사건을 전개한다는 점은 바스터즈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여러 주인공들의 개별적인 스토리가 차츰차츰 한 줄기로 모아졌던 바스터즈와 달리 여기서는 장고를 중심으로 여러 사건이 시간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대화의 흐름만으로도 긴장감과 카타르시스가 엄청난데 그보다 더한, 주인공들마저 슬로모션 하나 없이 가차없이 날려버리는 액션신도 정말 끝내준다. 크리스토프 발츠의 연기는 여전히 대단하지만 바스터즈의 란다 캐릭터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두 장면이 기억난다. 캔디를 쏴버리고선 대기하던 총잡이를 제거하는 대신 "I couldn't resist"라고 내던지듯 말하는 킹 슐츠. 그리고 광산으로 끌려가던 장고가 호송하던 백인들을 쏜 후에 유유히 사라지자 차츰 희망적인 시선으로 변하던 흑인 노예들의 표정.


이전 영화들의 오마주 등 숱한 영화적 장치들을 알아볼 수 있다면 더욱 재미있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훌륭한 영화 (나아가 훌륭한 예술작품)들이 그러하듯, 장치들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내용만으로 충분히 즐기고 만족할 수 있었다. 폭력을 즐기게(?) 해 준 또 하나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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