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ft Punk의 "Giorgio by Moroder"를 연상케 하는,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얘기하는 나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이윽고 등장하는 16비트의 드럼은 마디 중간을 피크로 하는 강약으로 독특한 그루브를 준다. Tom Misch의 기타는 보이싱이나 솔로 코드진행 등에서 세밀하고 독특한 그만의 끼를 발휘한다.
Tom Misch - Before Paris
짧은 인트로곡인 "Before Paris"만 들어도 이 앨범의 전체적인 성격을 대번에 캐치할 수 있다. 매우 산뜻하고 섬세하고 발랄하다. 일정한 톤의 드럼과 기타, 그리고 일관되게 특이한(?) 코드진행 덕분에 앨범은 하나의 테마를 갖는데, 각각의 곡은 그 안에서 funk, 재즈, 힙합, R&B, 소울, 디스코, 일렉트로닉을 적당히 조합하여 서로 다른 색을 냈다. 대부분의 곡은 큰 진행이나 강약의 변화 없이 하나의 주제를 밀어붙인다. 매우 듣기 편하면서도 기분을 살짝 달뜨게 해주는 멜로디와 어울려서 어떤 환경에서도 희망을 줄 듯한 배경음악이 된다.
Tom Misch - Water Baby (ft. Loyle Carner) M/V
Tom Misch - Movie (M/V)
수록곡들은 크게는 16비트 계열의 funk나 디스코에 가까운 "Lost in Paris", "South of the River", "It Runs Through Me" 등의 곡들과 조용하고 분위기있는 "Movie", "Man Like You", "You're On My Mind" 등의 곡으로 나눌 수 있겠다. 꽤 자주 들어가있는 색소폰이나 키보드 솔로, 그리고 곡 중간중간 악기들의 미묘한 톤의 변화가 곡의 몰입도를 조절한다. "Movie"의 컴프레스된 피아노 솔로나 "It Runs Through Me"의 피아노 톤 변화를 들으면 매우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Tom Misch - Tick Tock
Tom Misch - Man Like You
방에서 모든 음악을 뚝딱 만들고 소셜미디어로 자신을 알려 오프라인으로 나가는, 요즘 잘나가는 뮤지션의 전형을 보여주는 Tom Misch는 이 앨범에서 원하는 건 뭐든 자신의 음악으로 소화해내는 다재다능함을 보여준다. 과시하지 않을 뿐이지 대단한 실력인 기타(Isn't She Lovely의 보이싱을 들어보자)와 흐뭇한 마음이 절로 드는 멜로디 메이킹은 물론이다. 물 흐르듯 흘러가지만 아기자기한 소리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앨범을 들으면 마음의 여유와 생기면서도 슬금슬금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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