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의 트리플 컴백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앨범인 이번 EP는 다양한 빛깔의 일렉트로팝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첫 곡이자 싱글 "I Want You"는 흔히 '트로피컬 하우스' 스타일의 곡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캐치한 멜로디와 댄서블한 리듬이 트로피컬한 동네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타이틀로 손색이 없는 즐거운 훅을 가진 노래다. 맛깔나는 피아노 반주가 세련미를 더한다.
샤이니 - I Want You (M/V)
"Chemistry"는 오프닝곡의 신나는 기조를 이어받는다. 그렇지만 댄스홀 장르의 대표적인 리듬을 차용해서 스트레이트한 "I Want You'와는 다르게 파워풀하다. 후렴구에서 팔세토로 부르는 파트 멜로디가 특이하다. Sigrid - Don't Kill My Vibe같은 곡이 떠오르기도 하는 새로운 느낌이다.
"Electric"은 앨범의 숨은 보석이라 할 만하다. 퓨처베이스 기반의 이 곡은 신스의 스타카토와 아르페지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후렴에서는 미니멀한 악기 구성과 보컬의 짧은 딕션으로 굉장히 퍼커시브한 조합을 만드는데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다. 주로 단음 위주로 부르는 앞선 두 곡과 달리 샤이니 특유의 수려한 화음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데도, 일렉트로닉 음악의 세련됨과 팝적인 즐거움을 다 잡았다.
샤이니 - Electric
앨범의 나머지 두 곡, "Drive"와 "독감"은 전반부에 비해 확실히 팝/록의 색깔이 진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비트나 사운드 면에서 일렉트로닉의 색깔을 입혔다. "Drive"에서는 옥타브로 구성된 화음이 강렬하고 "독감"은 멜랑꼴리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데뷔 10년차의 아이돌이자 보이밴드가 아직까지도 세련미와 캐치함을 유지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사실 이 앨범은 10년차라는 버프가 필요없을 만큼 충분한 밸런스와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 '일렉트로닉'이라는 트렌드에 담긴 다양한 형태의 소리를 차용하고, 귀에 달콤하게 감기는 멜로디와 화음을 얹었다. 곡들이 제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테마로 묶여 있다. 팝적인 느낌이 더 강한 Ep.1과 함께 샤이니의 음악 세계를 집대성하면서도 충분히 미래지향적인, 그래서 다음 Ep가 더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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