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인 - 야생화


이 노래는 참 맑다. 억지로 꾸미려는 티가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래서 "야생화"라는 제목과 그 노랫말이 노래와 잘 어울린다. 숲과 바람과 밤과 기다림에 순응하고 흘러가는 모습. 물론 이 모두가 처절한 생존경쟁의 일부겠지만 그게 뭐 중요할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꽃에서 작은 공감과 위로를 얻으면 그만인 것이다.

마지막 후렴에 "좁은, 길에서" 하면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코드의 5도음을 반음 내리는 변화가 있다. 이런 포인트도 자연스럽게 곡을 살린다.


유해인 - 야생화

유해인 - 야생화 (온스테이지 Live)

크게 기쁜 일도 근심도 없는 어느 하루, 혼자 조용히 길을 걷다가 문득 맡게 되는 풀내음같다. 그 작은 공기의 변화에 아스라이 묻어둔 기억의 스틸컷이 순서 없이 지나간다. 스쳐 지나가듯 오랜만에 떠오른 이 노래를 들으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유해인 - 야생화 (가사)

낯선 숲에 어디까지 왔는지
잠이 들어 가볍게 안겼을 때
바람을 타고 떠난다
어디라도 날아가 긴 꿈을 꾼다

아침이 오면 긴 밤이 지나면
기다림 속에 지쳐 하얗게 피어난 꽃
손을 뻗으면 그 길을 따라서
아침이슬을 품고 피어 살아있는 꽃

깊은 새벽 아무도 찾지 않는
말라붙은 버려진 땅 위에서
바람이 되어 떠난다
어디라도 날아가 긴 꿈을 꾼다

아침이 오면 긴 밤이 지나면
기다림 속에 지쳐 하얗게 피어난 꽃
손을 뻗으면 그 길을 따라서
아침이슬을 품고 피어 살아있는

새벽이 오면 어둠이 지나면
기다림 속에 지쳐 하얗게 피어난 꽃
손을 뻗으면 좁은 길에서
아침 이슬을 품고 피어 살아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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