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iroquai - Automaton


내 음악 취향이나 연주에서 Jamiroquai의 영향력이란. 좋아하는 또는 자주 들은 베이스 연주를 꼽자면 Paul Turner는 Flea, Nathan East, Pino Palladino (그리고 지누..)등과 함께 첫손에 꼽힐 것이다. 왠지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절대 흉내낼 수 없는 그루브를 보여준다. 이번 앨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베이스 연주가 Jamiroquai의 전부는 아니다. 전혀 컴백을 예상하지 못했을 때 접한 <Automaton>의 뮤비는 세월 따라 진화한 모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을 주었다.


Jamiroquai - Automaton M/V

사운드는 또 어떠한가. 누가 들어도 Jamiroquai지만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차라리 Daft Punk에 가깝다고 하면 믿을 만한 사운드다. 노래가 얼마나 캐치한가를 떠나 너무나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건 명실상부 2020년도판 Space Cowboy 아니겠는가. 


Jamiroquai - Space Cowboy (Live '95)

앨범의 첫 곡 <Shake It On>은 이러한 2020년대 사운드의 도입부다. <Automaton>으로 이어지는 미래지향적 사운드는 다음 곡 <Cloud 9>에서 터널을 빠져나오듯 전통적인 Disco-Funk Jamiroquai 사운드로 이어진다. 이 곡은 끝없이 드라이브하는 뮤비와 함께 선공개되었는데, 곡에 딱 맞는 뮤비라고 생각한다. 여느 Jamiroquai 곡이 그렇듯, 거의 곡을 위해 희생하듯 녹아드는 드럼 비트와 Rob Harris의 기타 연주에, 두터운 베이스 톤과 공간감있는 키보드 사운드가 너무나 편안한 곡이다. 

이 기세가 더 이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사실 첫 세 곡 이후의 곡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가 들어도 Jamiroquai라고 할 만한 곡들이다. 하나 하나 충분히 완성도가 있는 노래들이고 사운드 측면에서도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곡 자체의 매력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달까. 첫 세 곡의 느낌이 강렬해서인지, 내 음악적 감수성이 떨어진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쉬운 대목이다. 컴백만으로 반가운 Jamiroquai지만 새로운 모습을 조금 더 이어갔더라면 이 앨범은 명반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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