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s From Friends - Aphelion


이 앨범은 오랜만에 찾아 들은 매우 미묘하고 섬세한 로우파이 일렉트로닉이다. 좋은 일렉트로닉 음악이 그렇듯 훌륭한 사운드의 리듬이 탄탄하게 깔려 있다. 대체로 하이햇과 스네어 소리가 딴딴하지 않은 하이톤에 공간감있게 들리는데, 단단하고 서스테인이 상대적으로 긴 락 드럼과는 확실히 다른 간결한 맛이 있다. 소리와 별개로 리듬도 새롭다. 싱코페이션이 적재적소에 들어간 "John Cage"를 들어 보자.



Ross From Friends - John Cage (Edit)

이 곡도 그렇지만, 네 수록곡 모두 캐치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마음을 달뜨게 하는 리듬과 약간의 감성이 담긴 중독성있는 코드 및 멜로디, 언제나 좋은 조합이다.



Ross From Friends - March

모든 곡이 러닝타임 6분이 넘는데, 곡 중간중간의 미묘한 변화까지 즐긴다면 그 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 첫 곡 "Don't Wake Up Dad"의 3분10초부터, 순간 뭔가에 얻어맞아 머리가 멍해졌다가 이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듯한 15초간의 구간은 그런 변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Ross From Friends - Don't Wake Dad

자장가로 시트콤 프렌즈를 틀어놓고 자는 팬으로서 <Ross From Friends>라는 DJ명이 아니었다면 이 멋진 앨범을 발견할 수 있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로스 역을 맡았던 David Schwimmer가 이 DJ를 고소한다는 루머(?)도 있다 (기사 작성일을 보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도 나처럼 프렌즈 팬이었는지 작업실에 항상 프렌즈 DVD가 틀어져 있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심지어 어떤 곡에선 챈들러가 빈정거리는 대사가 들린다고 하는데 어떤 곡인진 못 찾았다.


이렇게 훌륭한 음악을 하던 로스인데, 당연히 화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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