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in - Zanaka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Jain의 앨범 타이틀곡 Come을 처음 들었을 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랐다. 촌스러움과 새로움의 경계에 선 듯한 멜로디도 그랬거니와, 뮤직비디오도 이제까지 본 적 없는 병맛과 참신함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Jain - Come (M/V)

그렇게 뻘쭘한 느낌으로 듣기 시작한 Zanaka 앨범은 그러나 꽤나 듣기 좋으면서 새로운 팝 사운드로 가득차 있다. 두번째 곡 Heads Up 부터 다섯번째 Hope까지 미드템포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곡들이 이어지는데, 프랑스 가수의 영어 노래답지 않게 아프리카 음악의 영향이 물씬 느껴지는 멜로디와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Heads Up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메이저 느낌의 노래다. 라이브에서 분위기 띄우는 곡으로 쓰는 것 같은데, 제대로 된 라이브 영상이 없는 것이 아쉽다.

Jain - Heads Up

이 곡들을 듣고 있자면 Amadou & Mariam의 앨범이 떠오르는데, 이보다 더 팝적인 느낌이다. 또한 기타 톤 때문인지 특유의 그루브 때문인지 The Roots와 John Legend가 함께한 Wake Up! 앨범이 생각나기도 한다. 아무튼 특이하게도 흑인 음악의 영향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Jain은 아버지 직업상 중동이나 콩고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특히 콩고에서 음악적인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앨범 타이틀 Zanaka는 마다가스카르 언어로 어린이라는 뜻으로, Franco-Malagasy 였던 어머니에게 헌정하는 제목이라고.

6번 트랙인 All My Days에서는 급 발라드로 선회하여 가창력을 뽐내는데, Adele 스타일의 창법과 목소리가 빛난다. 고음을 내지르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런 스타일의 노래가 더 듣기 좋다. 다만 라이브는 어딘지 살짝 약하다.



Jain - All My Days (Live)

All My Days를 기점으로 하여 후반부에서는 (내 느낌에) 좀더 아프리카 소리에 가까운 넘버들이 이어진다. Makeba, Son Of A Gun 등의 노래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전반부와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의 노래들이지만 여전히 듣기 좋고 신선한 느낌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Jain - Son Of A Gun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Dynabeat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기타 리프를 듣자마자 Talking Heads의 Burning Down The House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왔다. 물론 Dynabeat은 그 자체로 매력을 가지고 있다. Heads Up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메이저 업템포 곡으로, 열심히 들었던 앨범 치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 이렇게 발랄했던 경우가 있었나 싶다. 


Jain - Dynabeat (M/V)

전체적으로 곡들의 Verse 파트들 멜로디가 조금 처지는 느낌이 있어서 아쉽지만, 이정도로 산뜻하고 그루브있는 앨범이라면 충분히 만족이다. 베이스 소리가 똘망똘망하고 신디에 비해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들려서 더 좋은지도. 어쨌든 팝 앨범이라면 이 정도의 경쾌함과 신선함과 퓨전의 느낌이 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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