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d Hot Chili Peppers Write A Song
닮긴 진짜 닮았다...
두번째 키워드 "단순함simplicity"은 사실 레닷 특유의 지독한 미니멀리즘과 그 유명한 I-V-VI-IV 진행과도 관련이 있지만, 이 영상에서는 존프루시안테가 하나의 리프 또는 패턴을 가져와서 해당 곡의 여러 코드에서 동일하게 연주하는 방식도 언급해주고 있다. 한 곡 내에서 반복될 뿐만 아니라 여러 곡에 걸쳐서도 비슷한 법칙이 발견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Scar Tissue" 같이 베이스노트 + 옥타브 위 3도음을 연주하는 방식은 다른 여러 곡에서 뿐 아니라 라이브 솔로에서도 아주 진짜많이 보인다.
가장 좋아하는 Scar Tissue 라이브 (Live in Poland 2007)
그런데 사실 여기서 놀랐던 건 레닷이 몇몇 곡에서 주는 트위스트, 그러니까 솔로 파트나 후렴구에서 갑자기 key를 바꾸는 사실을 얘기해줬다는 점이다! "Californication" 이나 "Otherside", "Get On Top"같은 곡들의 솔로를 좋아하는 건 그런 갑작스런 코드 변경이 너무 좋아서이기도 한데, 바로 그 점을 지적해주고 있다. 특히, 새로운 키로 진입할 때는 코드를 터무니없게 바꿨다가 (Dm -> F#m, F -> D 등) 원래 키로 돌아올 때 자연스럽게 돌아온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exit strategy"만 잘 짠다면 효과적인 key change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던져준다.
이것도 거의 25년 전 일이다
마지막 키워드 "넌센스" 역시 레닷의 팬이라면 떠올릴 수밖에 없는 키워드다. 소싯적 socks on cocks 까진 굳이 가지 않더라도, 머리에 거대 전구를 뒤집어썼던 Woodstock 퍼포먼스를 비롯한 무대매너나 의미를 알 수 없는 뮤비, "Can't Stop"같은 노래의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가사는 넌센스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영상에서는 이걸 표현주의와 연결짓고 있다. 특히 앤써니 가사에서 모음만으로 이뤄지는 라임 '중간 모운internal assonance rhyme'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건 나도 잘 몰랐던 부분이다. 재미있다!
Psychic spies from China try to steal your mind's elation
Me oh my o, me and guy o
Freer than a bird 'cause we're rockin' ohio
의미보다 사운드 자체를 추구하는 이런 가사가 애초에 약간 정신나간 레닷의 세계와 묘하게 어울린다는 언급에서 나아가, 스토리텔링보다는 플로우를 중시하는 랩이나 훵크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고,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 캘리포니케이션과 연관된 meta-meaning까지 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엄청난 의미부여까지 (
레드핫칠리페퍼스의 곡들을 열심히 들었다는 점 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여러 방면을 잘 이해해서 전달하는 게 느껴지는 영상이다. 가끔 진지한 표정으로 농담도 해주고.. 12분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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