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랜덤박스 - ROCK (라이프앤타임 외)


드라이브 걸린 일렉기타와 스트레이트한 드럼은 이제는 좀 옛날 소리가 된 것 같다. 그래도 가끔은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소리가 끌린다. 요즘도 계속 좋은 음악은 나오니 추억팔이로 끝나진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프 앤 타임 - 급류

예를 들면 이런 노래! 연주력과 분노가 넘치고 신난다!! 한동안 이 곡이 실린 <Land> 앨범을 반복해서 들었는데, 첫 세 곡은 연주력이 돋보이는 리프와 파워넘치는 리듬이, 그다음 세곡은 톤다운된 훵키함과 쌉쌀한 멜로디가, 마지막 세 곡은 그 사이에서 발랄한 매력이 빛나는 노래들이다. "" 이나 마지막곡 "Life"  꼭 들어보자.


라이프 앤 타임 - 어두운 방

사실 라이프앤타임 밴드는 여자친구가 알려준 이 곡을 통해 접했다. 진짜 좋다 이 노래. 급류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감과 그루브. 이 앨범 전체도 좋다. 더 뜨지 못해 아쉽다고 생각했으나 한대음 상도 받은 걸 보니 아는사람은 이미 다 아나보다.



새소년 - 심야행

그리고 얼마전 새소년이 돌아왔다. <비적응>이라는 타이틀이 좋은 EP는 이미 알던 노래를 세 곡이나 담고 있고, 개인적으론 사실 첫 EP만큼 충격적이진 않다. 그래도 새소년만의 밝고 신나는 소리를 모아놓은 듯한 심야행은 타이틀로 손색이 없다. 코러스에서 기타가 단음으로 잽잽이하는게 신난다. 


새소년 - 이방인

사실 이 앨범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노래는 이방인인데, 예전 푸른전구빛 커버도 그렇고 황소윤이 나지막히 읊조리듯 부르는 음색이 매우 좋다 (그래서 사실 풀밴드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이 좋음..). 고백은 잘 모르겠지만 겨울이나 엉덩이 시리즈도 괜찮은 곡들이라 생각한다. 앨범 전체적으로 가장 불만(?)인건 사운드인데, 뭔가 중심이 잡혀있지 않고 정신없이 산개된 느낌이다. 그리고 소리 하나하나도 좀 날카롭다 해야하나. 내가 fuzzy한 소리를 싫어하는건 아닌데, 기본적으로 파열음이 너무 나고 (이건 내 이어폰 탓도 있다), 더 세련된 신스 소리들이 있었을 것만 같다. 뭐 이런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Car Seat Headrest - Drunk Driver / Killer Whales

그리고 블로그 최초의 댓글추천이었던 (보고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Car Seat Headrest! 추천 앨범에 있는 곡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듣다 보니 익숙한 멜로디가 나왔던 것이다! 어디서 언제 들었는지 전혀 생각도 나지 않지만 'drunk drivers, drunk drivers' 하는 부분 멜로디만큼은 뇌리에 박혀 있다. 댓글을 보니 '이것이 dad rock의 미래다' 라고 하던데ㅋㅋㅋ 매우 좋은 댓글이었지만 조금 슬프기도.. 2010년 초 인디락 생각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dad rock 이라니ㅠㅠ


나이트오프 - 잠

그리고 얼마 전 밤에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서 듣고는 잠에 들지 못했다 (아이러니). 며칠 사이에 너무 많이 들어서 글을 쓰는 이 순간 감정이 살지 않는 게 아쉽다. 그래도 첫 박자 첫 코드부터 몽글해지는 뭔가가 있다. 이런 처연한 멜로디에 이렇게 내면을 어루만지는 가사를 쓸 수가 있다니, 이이언은 진짜 특별한 능력이 있다. 노래의 모든 요소들이 너무나 빠짐없고 자연스러워서 노래를 만든 게 아니라 어디서 찾은 것 같다. 그리고 그건 이능룡의 기타도 큰 역할을 하는데, 나이트오프의 모든 곡에서 그렇지만, 화음 텐션 솔로 아르페지오 필인 모두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고 '여기서 이런거 하나 나오면 좋겠다' 싶을 때 딱딱 그런게 나온다. 주인공 상대방 역에 대한 분분한 해석을 자아내는 뮤비도 아련하다.


Smashing Pumpkins - We Only Come Out At Night

애플 광고로 알게 된 곡. 록 팬이라면 많이들 top 5 더블앨범에 꼽을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이 앨범을 매우 뜬금없는 계기들로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별건 없지만 왠지 추억을 자극하는 노래.


Smashing Pumpkins - Galapagos (Instrumental / Demo)

같은 앨범의 이 노래도 좋다. 사실 앨범에 실린 버전은 아니고 인스트루멘탈 데모인데 앨범버전보다 좋은듯. 매우 공간감있고 신비롭다. 


자우림 - 미안해 널 미워해 (Live 2001)

추억팔이 하는김에 이분들도 소환해보자. 이 곡의 이 라이브도 최근 어느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찾아 들었다. 원곡과 완전히 다른 재즈팝 편곡인데, 기타 리듬이나 드럼 림샷, 아주 티피컬한 ep 소리 같은게 너무나 예전 동아리 생각났다. 이 때의 김윤아 목소리나 창법을 좋아한다. 초창기 날것의 보컬이 원숙미로 넘어가기 딱 직전! 이 'True Live' 앨범은 자우림 1-3집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데 (말 그대로 앨범들의 거의 전곡을 다 불렀다), 팬이라면 꼭 들어볼 만 하다. 생각보다 유투브에 노래도 몇곡 없고 조회수도 안나와서 청소년기 팬으로서 슬펐..

자우림 - 연인 3/3

아마 오래된 팬들 말고는 묻힌 것 같지만 '미안해 널 미워해'가 실린 2집의 연인 3부작은 자우림 사운드의 완성이라 생각한다. 연인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세 곡, 그 중에서도 3/3은 명반의 오프너 자격이 충분한 몽환적이면서 신나는 곡이다. 자우림 디스코그래피 통틀어서 몇 안 나오는 베이스 솔로도 있다. 그리고 앨범 마지막을 장식하는 3/3 어쿠스틱 버전 (라이브앨범에서는 이 버전을 일렉구성으로 부른다)도 들어봐야 한다! 중간에 반전 같은 부분이 색다름. 암튼 이런 초창기 곡 듣고 스물다섯 스물하나 들으면 전혀 다른 분위기에 위화감마저 든다.


댓글

  1. 카싯 들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dad rock이란 표현이 웃프네요 ㅋㅋ. 나이트오프의 '잠'은 예전에 주인장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통해서 알게 된 곡인데, 좋아서 꾸준히 듣습니다. 친구들한테 추천해줬는데 반응도 되게 좋았던 기억이 문득 나네요. 요즘엔 king krule이란 친구 음악을 참 좋아하는데, 아실 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블로그엔 언급된 글이 없기에 추천을 드려봅니다 ㅎㅎ... 쓰시는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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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엔 글이 안 올라오네요. 무탈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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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댓글을 두개나 주셨네요ㅠ 요즘 너무 바빠져서 블로그에 신경을 못썼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도 많이 못 듣고 있는데 조만간 뭐라도 올려보도록 노력할게요ㅎㅎ Man Alive 앨범 듣고있는데 사운드가 진짜 특이하고 좋네요 잘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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