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Frusciante back in RHCP! (AGAIN!!)

존 프루시안테가 RHCP에 컴백한다. 그리고 조쉬가 떠났다. 존이 두 번째로 밴드를 떠난다고 발표한 이후 정확히 10년, 처음 멤버로 영입된 지는 약 30년 만이다. 이렇게 질척이는 극적인 팀웍을 과시한 밴드가 또 있을까? 레딧과 트위터는 난리가 났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팬들이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발표 전까진 아무런 사인이 없었고 어떠한 배경이나 과정 설명도 없어서 더 그렇다 (플리는 트위터에서 팬이랑 밀당중).

내가 이들의 팬이 됐을 때 이미 존은 마지막 투어를 마치고 정식 탈퇴 전 hiatus에 들어간 뒤였다. 이들의 전성기를 실시간으로는 못 본 거다. 탈퇴 소식을 접했을 때 분명히 충격이었지만, 투어 막판을 보면 맘이 떠난 게 너무 확연했고 소문도 무성해서 많이 놀라진 않았던 기억이다. 그 뒤로 한동안 존의 컴백을 바라는 포스트는 레딧에 갈 때마다 있었다. 그러나 점점 다들 기대를 접고 가끔 게스트로나 나왔으면 -> 멤버랑 연락이라도 했으면 -> 어디서 눈에 띄기라도 했으면 이렇게 바뀌어 갔다. 조쉬가 멤버로 자리를 잡고 앨범도 두 개나 내고 성장하면서 (그리고 조쉬...나머지 셋과 다르게 너무 착함...) 다들 조쉬를 인정하고 (물론 조쉬로 유입된 새로운 팬들도 있다) 이너피스를 찾은 뒤였다.

그런 만큼 이 소식은 분명 반갑지만 여러 걱정이 들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조쉬는 스스로 나간 걸까? 라이브는 더 이상 할 생각이 없다던 존은 왜 다시 들어오게 됐을까? 새 음악은 과연 얼마나 새롭고 좋을 수 있을까? 반가움이랑 아쉬움 중에 뭐가 더 큰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조쉬는 스스로 떠났든 쫓겨났든(?) 좀 안쓰럽다. 몇몇 팬들한테 욕은 욕대로 다 먹고, 밴드의 말년을 화려하진 않아도 평화롭게 마무리해 줄 줄 알았는데 결국 이런 결말이라니. 개인적인 주관에 조쉬는 RHCP에서 뜻을 마음껏 펼치지는 못한 것 같다. 나머지 셋의 매너리즘 위에, 거대한 전임 기타의 그늘과 자신의 아이덴티티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으려고 애쓴 느낌이랄까 (전혀 팩트 기반 없음). <I'm With You>야 첫 앨범이었으니 그렇다 치고, <The Getaway> 앨범에서는 사실 매우 새로운 사운드를 기대했으나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렇게 나이든 밴드가 이정도면 꽤 노력했구나 싶긴 했지만.

왜인지 정확히 설명은 어렵지만 조쉬 era의 라이브 사운드는 맘에 안 드는 점이 많았다. 특히 기타 사운드가 항상 너무 작았고 베이스 톤이 별로였다. 전체적으로 조쉬 특유의 공간감 톤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았고, 리드미컬한 곡에서 조쉬가 깨작거리는 톤을 쓸 때는 특히 별로였다. 집에서 듣는 것 말고 실제 라이브에선 다를 줄 알았는데 적어도 지산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게 들려서 더욱.. 그리고 조쉬의 리듬은 2006-2007년 존의 진짜 쫀득한 리듬과 계속 비교가 돼서인지 민감한 귀에 약간씩 거슬릴 때가 많았다.

물론 별로였을 때보다 좋을 때가 많았다. 특히 솔로에서, 라이브마다 곡마다 편차가 좀 있긴 했지만, 펜타토닉에 매우 의존하는 존에 비해 약간씩 더 멜로딕한 느낌을 주는 솔로를 연주할 때 좋은 순간들이 많았다. 몇몇 라이브는 존 때보다 좋아서 자주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사장되거나 한 번도 라이브를 한 적 없었던 많은 곡들을 조쉬 덕분에 들을 수 있었던 거다. Hard To Concentrate, Dosed, The Zephyr Song, Aeroplane 등등. 언젠가는 라이브 관련 포스팅을 해볼까 했는데 이런 소식을 먼저 접할 줄이야..

전혀 두서가 없는 글의 마무리는 (내 생각에) 최고의 조쉬 퍼포먼스로 마무리해 보자..

Red Hot Chili Peppers - Dark Necessities (Live in Raleigh 2017)

이 곡 후반부 솔로는 지금도 듣는 최애 퍼포먼스...기타가 운다ㅠㅠ

묘하게 존 스타일인데 분명 다르다

음 올라가는 빌드업부터 격정적인 부분

그 뒤에 톤 까뒤집어지는 것도 매우 좋음

Red Hot Chili Peppers - The Zephyr Song (Live in Berlin 2017)

브릿지랑 아우트로에서 조쉬 특유의 멜로딕한 솔로

개인적으로 Slane Castle 라이브 맞먹는다고 본다

Josh Klinghoffer - The Pyramid Song
(Radiohead cover, Live at Pyramid 2019)

피라미드 라이브에서 더 피라미드 송 "I had to do it!"

Red Hot Chili Peppers - Can't Stop (Live Jisan 2016)

(직캠주의) 여친님 덕분에 봤던 첫 라이브 Can't Stop 전주를 잊을 순 없으니까..

진짜 마지막으로 존의 컴백을 환영하면서, 소식을 듣자마자 왠지 보고 싶었던 클립

Red Hot Chili Peppers - Purple Stain (Live at Slane Castle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