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enix - Ti Amo



음악을 열심히 많이 듣는 편은 아니기에 단언하긴 어려우나, 최근의 밴드사운드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역시 'Danceable'이 아닐까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 댄서블한 사운드는 보통 내가 즐겨 듣는 '그루비한' 사운드와 일견 비슷하면서도 굉장히 차이가 있다. Funk보다 Disco에, 일렉기타보다는 신디사이저에 가깝고, 좀더 빠르고 스트레이트한 비트를 지향하는 느낌이랄까. Phoenix는 딱 그런 사운드를 들려 준다. 트렌드의 최정점에 선 소리를 들려주는 이런 밴드가 무려 1995년에 결성된 중견 그룹이었다니. 심지어 Daft Punk와 그 뿌리를 같이한다는 사실은 여러 모로 놀랍다.

대중음악에서 만들 수 있는 멜로디와 코드진행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이제는 악기의 톤과 전체적인 사운드의 완성도가 점점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누군가와 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정말 사운드의 장인들이다. 매우 팝적이고 말랑말랑한 노래들이라 간과하기 쉽지만 그렇다. 베이스의 비중이 낮은(베이스를 신디가 대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지만, 다채로운 소리와 신디 멜로디는 확실히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느낌을 준다. <1901> 만큼의 훅까진 아닐지라도 여전히 캐치하고 좋은 멜로디까지, 여전히 트렌드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앨범.



Phoenix - Fior Di Latte (Live on KC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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